3분45초의 기적 -겨울왕국- [Ani] 애니/만화

겨울왕국 (Frozen, 2013)

감독 :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 크리스틴 벨(안나), 이디나 멘젤(엘사), 조시 게드(올라프)
기타 : 2014-01-16 개봉 / 108분



재밌다... 정말 재밌었다. 극장을 나서면서 '재밌네' 라는 혼잣말이 나오는건 흔치 않으니 말이다. (압도적인 크기와 사운드를 자랑하는 영등포 스타리움도 한 몫 단단히 했지만!!) 하지만 재미와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다. 슬슬 생각나는대로 주절거려 보겠다.



흥행 ≠ 완성도

확실히 이 작품은 흥행대박을 이뤄냈고 엘사 신드롬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영향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흥행과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 <해운대>를 천만명이 넘게 봤다고 한들 완성도가 높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겨울왕국>은 메가톤급의 장점으로 모든게 덮였을 뿐이지 완성도 면에서 보자면 지금까지 흥행했던 디즈니 작품들에 비하면 평균 이하라고 본다.

결말이 뻔한 스토리란건 생각해볼 가치조차 없다. 기본적인 눈높이가 어린이용이고 뮤지컬적인 작품에게 복선과 이리저리 꼬인 스토리를 요구하는건 어불성설이나 마찬가지니까. 더 큰 문제는 뻔한 스토리와 결말이라는 아주 간단한 플롯을 징그럽게 살리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복잡하게 말하는걸 싫어하니 그냥 간단히 말해보자면... 디즈니가 추구하는 일관된 메세지?는 '사랑'. 역시나 이 작품에서도 '진정한 사랑' 을 추구하는데 이 사랑이란게 남녀간의 사랑이 메인이 아닌 독특하게 '자매애' 를 내세운다. (내세운 건지 어쩌다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 부분은 디즈니 답지 않은 도전과 일탈에 가까운 신선함이긴 한데 (차후 따로 언급하겠다) 거기서부터 내용 전체가 삐걱거린다.



디즈니의 일탈

간단하게 출연분량만 따져봐도 이 작품의 주인공은 분명히 안나다. 그 다음은?? 뜻밖에도 엘사가 아니라 크리스토프다. 사실 엘사는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그렇지 작품내에서 출연 분량이 적은 편이다. (올라프랑 비슷하려나?) 분명히 이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축은 안나와 크리스토프(이름이 길어서 이하 크리) 인데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크리의 존재감이 얼마나 됐는지?? 기존의 디즈니식대로라면 안나와 크리의 사랑이 메인이 되고 엘사는 철저히 서브로써의 역할을 해야했는데 (보통은 악역을 맡았겠지만) 그 공식이 뒤집어진 것이다. 헌데 그러려면 엘사의 비중이 안나 정도로 높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으니 병풍 역할 밖에 하지 못한 크리가 그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버려서 뭔가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건 여러모로 디즈니 역대 최악?의 악역인 한스의 비중이 낮았다는 것이랄까? 사실 이 작품이 정말 '자매애'를 내세울 것이였으면 크리의 역할과 비중도 한스 정도로 낮추고 엘사의 비중을 높였어야 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안나와 크리를 이어주려는 트롤친구들 에피소드인데 (대체 왜 집어넣은 건지...) 이런 에피소드 없이도 서브로써의 크리와 안나의 관계는 충분히 납득이 갈 정도로 진행되었으니 엘사 컷이라도 좀 늘려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엘빠 아닙니다 --;) 마지막 장면에서 크리 와 엘사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엘사를 향해 희생하는 안나의 모습 역시 디즈니 답지 않은 신선함이었는데 그러려면 더더욱 저 에피소드는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정말 다행스러운 건 (기적이라고 생각함) 엘사가 짧은 분량이었어도 그 유명한 Let it go 3분 45초의 환상적인 퍼포먼스?가 임팩트를 확 올려놨다는 것!? 그렇기에 자주 출연하지는 않지만 항상 그 존재감을 느끼게끔 해주었으니 이런 많은 부분들이 덮어질 수 있었다고 본다. 생각해보자. 일명 그 레리꼬 장면이 없었다면 이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그 3분 45초이 모든걸 바꿔버렸다는 것. 기적이 아닐까?


엘사

작품 완성도가 낮으니 더 까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더 깔 이유가 없다. 앞서도 말했지만 재미와 완성도는 별개니 말이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엘사라는 역대급 캐릭터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단 디즈니의 가장 큰 연결고리인 공주계보를 벗어난 여왕!! 이라는 역할도 신선했지만 let it go 3분 45초가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환상이었기 때문이랄까. 10여년 동안 억압받고 참아왔던 자신을 해방하는 모습과 훌륭한 노래가 너무나도 잘 조합되면서 관객들에게 몸이 찌릿할 정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기 때문에 엘사 신드롬이 생겨난게 아닌가 싶다. 억압의 상징으로 보여진 단정히 올려묶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어두운 옷을 화려한 시스루드레스!! (오 굿!!! +_+) 로 바꿔입으면서 정말 해방감을 느껴지는 하는 표정과 모델 뺨치는 워킹을 하는 엘사의 모습은 디즈니뿐 아니라 역대 애니에서도 손꼽히는 역대급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 <라이언 킹> 인트로에 버금간다고나 할까!! )

사실 주인공이 맡아야 할 메인 테마를 엘사가 맡아버렸으니 이 것또한 디즈니의 변화?라고 봐야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엘사라는 캐릭터는 참 신선했다. 영상 기술의 발전도 한 몫 했겠지만 이렇게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캐릭터가 (타이트한 시스루 드레스라니이이이이이!!!) 디즈니에 등장하다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어릴 적 <미녀와 야수>의 벨을 보면서 가슴이 선덕선덕 했었던 내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이 정도면 엘사의 존재만으로 앞서 언급했던 부족한 완성도는 눈감아 줄 정도라고나 할까? 그리고 엘사에게 가리긴 했지만 아주 매력적인 주인공 안나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줬던 올라프, 스벤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다만 악역이 너무 부실?했다는 생각도 있지만 작품 흐름상 엘사와 부딪히게 되니 어찌보면 한스의 역할도 아주 만족스러운 정도였다. (역시나 문제는 크리와 그의 친구들 -_ -...)


즐거웠던 눈과 귀

80~90년대 디즈니 황금기의 주역이었던 삼대장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 킹> (<인어공주>도 넣어줄까) 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음악이 정말 훌륭하다. 왕의 귀환이라고 표현했고 재미와 완성도 두가지 모두 훌륭했지만 음악적인 부분에서 다소 아쉬웠던 <라푼젤> 과 비교해봐도 이번 작품은 정말정말 좋다. 예전부터 디즈니의 작품들은 유독 음악적인 부분에서만큼은 넘사벽인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들이 정말 훌륭했다. <판타지아>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80~90년대 <인어공주> 부터 <뮬란>에 이르기까지의 황금시대에서는 각 작품들의 ost 들이 모든 음악상을 휩쓰는게 당연했으니까.

그 중 백미는 단연코 let it go 지만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과 love is an open door, in summer 같은 트랙도 매우 훌륭하다. <라푼젤> 에서 아쉬웠던 음악적인 요소가 이렇게 대폭 업글이 되다니 참 만족스럽다.

그리고 <라푼젤>에서 선보였던 엄청난 기술력이 더욱 진일보해서 환상적인 영상미를 보여준다. 그 중 백미는 역시나 레리꼬 장면! 라푼젤의 등불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엘사와 조합되어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준 역대급 장면이었다. 다른 영상들도 너무나 훌륭했는데 이건 작품 내에서 얼음, 눈과 아주 조합이 잘 맞았다고 본다. 얼음과 눈은 안그래도 사람들을 선덕하게 만드는 효과가 탁월한데 이를 화려한 CG로 판타지하게 구현해냈으니 열광을 할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결과랄까. 영상 쪽에서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했다.


디즈니 제2의 황금기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까지는 디즈니 최대의 황금기였다. 그 당시만 해도 너무나 독특했던 뮤지컬식 극장 애니메이션이었던 <인어공주> 를 시작으로 삼대장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 킹> 이 세계 시장을 초토화 시켰지만 <포카혼타스>, <뮬란> 을 끝으로 변화하는 기술력에 대응하지 못해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패왕 디즈니가 농익은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라푼젤>을 시작으로 <겨울왕국> 으로 이어지면서 제2의 황금기에 들어가는 듯한 모습니다.

<라푼젤> =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 <겨울왕국> 같은 느낌인데 이런 흐름상 다음 작품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디즈니 애니 중 최고라고 꼽는 작품이 바로 <알라딘> 인데 역시나 <겨울왕국> 다음에 나올 작품 역시 <알라딘> 처럼 확실한 정점을 찍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흥행면으로 보면 <라이언 킹>이 정점을 찍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알라딘>으로 인해 시장이 디즈니로 인해 평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엘사의 마법이 그 부분을 모두 얼려버려서인지 눈과 귀가 즐겁고 영상과 음악이 계속 머리 속에 떠오르게 만드는 <겨울왕국>... 정말 오랫만에 제대로 된 극장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서 정말 즐거웠다. 디즈니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도 기다려지는 것이 내가 마치 벨에거 선덕선덕했던 80~90년대 꼬맹이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라 더욱 더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지는게 아닐까나 ㅎㅎ



뱀다리. 엘사가 참 매력적이긴 하지만 난 안나가 더 좋다. 성격으로 보자면 엘사는 꽝이야 꽝;;;

뱀다리2. 재밌는건 캐릭터들의 머리카락 갯수인데 라푼젤이 27000 가닥, 엘사가 400000 가닥이 넘는다고 ;; 40만... ... 애니 캐릭터에게 이런 현실적인 부러움을 느끼게 될 줄이야... ㅠㅠ

뱀다리3. <라푼젤>과 비교하자면 완성도는 라 승, 영상 겨 승, 음악 겨 승, 재미 동급, 캐릭터 동급 정도?? 라푼젤이란 캐릭터는 정말 매력적이다 :)

덧글

  • kiadrake 2014/02/13 16:01 # 삭제 답글

    이 작품은 노래에 스토리를 꿰어맞춘 느낌을 줍니다. 디즈니는 극적 완성도/적절한 분량 분배보다 엘사의 Let it go 장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을 얼려버린 여왕이 희망찬 노래를 부르는 상황에 개연성 부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을겁니다.
  • auxo_ 2014/02/16 13:52 #

    정곡을 찌르셨네요. 노래에 스토리를 꿰어맞춘 느낌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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