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팀 버튼
출연 : 조니 뎁(모자장수), 헬레나 본햄카터(붉은여왕), 앤 해서웨이(하얀여왕), 미아 바시코브스카(앨리스)
기타 : 2010-03-04 개봉 / 108분
팀 버튼과 조니 뎁이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사람을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그만큼의 만족도를 준 작품이었지만 보고 난 후 뭔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 사람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겠구나... 라는 불안감이었고 검색 결과는 예상한대로 였다. 왜일까?
일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란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나? 아마 거의 대부분은 대략의 내용과 대략의 캐릭터들 정도만 단편적으로 떠올릴 거다. 그리고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 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냥 몽땅 싸잡아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 체셔 고양이, 모자장수, 트럼프 병사들, 여왕들 이렇게 단편적인 조각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의 비중이 훨씬 높을 거다. 그러니 이 작품이 낯익으면서도 낯설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원작 두 편을 모두 알고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제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지만 내용은 이상한 나라 + 거울 나라 를 섞어버렸고 캐릭터들의 성향도 묘하게 비틀어버렸다.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섞어버린 것 자체가 재미지고 흥미롭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머릿 속에 들어있던 앨리스의 세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이질감이 느껴질게 자명하고 딱히 앨리스란 작품이 심오한 주제를 가지거나 반전을 가지는 것도 아닌지라 그냥 영상만 이쁜 그저그런 영화... 라고 느껴지진 않을까 라는 불안감이었을까나??
물론 팀 버튼 작품 치고는 던져주는 메세지가 너무 단순하고 찾기가 쉬웠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정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조니 뎁이었는데... 조니 뎁의 연기를 폄하한다기보다는 모자장수란 캐릭터 자체의 문제가 컸다고 본다. 앨리스의 이상한 세계에서 정상인 (인간의 기준으로써) 은 앨리스 뿐이어야 분위기가 사는데 (일부러 오버스럽게 만들어버린 하얀여왕을 보자!) 모자장수가 너무 정상적으로 그려지는 바람에 뭔가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이질감이 들었다. 많이 안타까웠던 부분이다.
그래도 팀 버튼 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상상력이 표현해준 영상과 독특한 캐릭터들만으로도 이 작품은 매우 훌륭하다. 특히나 팀 버튼의 마누라 부려먹기의 연속인 본햄카터가 보여준 빨간여왕은 정말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였고 오버가 너무 잘어울렸던 앤 해서웨이와 개인적으로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체셔고양이까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던 원더랜드였다. 제발 재개봉을 했으면 한다. 극장에서 보고 싶다구... :(

감독 : 브래드 버드
출연 : 크레이그 넬슨(인크레더블), 홀리 헌터(엘라스티 걸), 제이슨 리(신드롬)
기타 : 2004-12-15 개봉 / 121분
지금은 디즈니에 흡수되었지만 2000년대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PIXAR 라는 이름이 가지는 위력은 정말이지 어마어마했다. 토이스토리-몬스터주식회사-니모를찾아서-라따뚜이-월E-UP 으로 이어지는 작품들은 예전 디즈니 전성시대였던 인어공주-미녀와야수-알라딘-라이언킹 에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할 정도니 말이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디즈니에 비해 픽사의 작품들은 어른들도 공감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차이랄까? 개인적으로도 픽사 작품을 너무 좋아하지만 유독 지금까지 보지 않은 작품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감상하게 되었다. 바로 이 <인크레더블> 이다.
그냥 재밌었다. 음... 그런데 뭔가 픽사 작품 특유의 가슴에 와닿는 뭔가는 부족했다. 사람마다 감정선이 다르긴 하겠지만 <라따뚜이>, <월-E>, <UP> 같은 작품에서 느껴지는 뭔가가 부족했다. 더 간단히 말해보자면 아이들이 아닌 성인이 가슴에 와닿는 공감대가 부족했다고나 할까? 작품의 주제만으로 놓고 볼때는 성인취향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정작 내용은 히어로들의 능력과 연출에 더 신경을 쓴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뭔가 좀 아쉬웠다. 조금 더 성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전개를 만들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초반부에 집중된 일반 세상에서 지내는 히어로들의 현실적인 삶과 고뇌를 끝까지 유지시켜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후반부 클라이막스때 나와야할 부분들이 초반부에 너무 집중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픽사가 전성기를 향해 달려갈 즈음에 나온 작품이라서 그런지 정말 재밌긴 하다. 전교 1~10등이 모여있는 반에서 8등이란 등수가 절대 낮은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냥 웃고 즐기면서 보기에는 픽사 작품들 중에서도 상위권이라고 봐도 될 정도니 말이다 :)

감독 : 마크 포스터
출연 : 브래드 피트(제리), 미레일 에노스(카린), 다니엘라 케르테즈(세겐)
기타 : 2003-06-20 개봉 / 115분
한줄요약 : 기-승-결-망
안타깝다. 정말 안타깝다. 마이너 B급 소재였던 좀비물이 블록버스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려는 찰라에 꼬꾸라졌다. 비틀거리면서 걸어다니는 좀비들이 시대가 지나가면서 이제는 전력질주가 가능하게 변한 설정과 배경을 전세계로 잡을 정도로 압도적인 스케일. 늘어지는 부분없이 긴박감 넘치게 시작되고 이스라엘에서 장관을 연출해냈던 장면까지... 자연스럽게 휘파람이 나올 정도로 정말 잘 만들어졌는데... 그런데.... 아아.... 왜....??
알고보니 후반부 40분이 통으로 재촬영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황당황하면서도 이해가 갔다. 초중반에 그 엄청난 스케일과 긴장감, 빠른 템포는 갑자기 사라지고 난데없이 후반부가 바이오 하자드 같은 폐쇄형 좀비물로 돌아가버린 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좁디 좁은 연구소에서의 좀비물이라면 스릴러와 공포 장르에서나 어울리지 이렇게 좀비들이 떼거지로 마구 뛰어댕기는 설정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경이다. 더군다가 그 이전에 눈이 호강할 정도로 스펙타클한 장면들의 연속을 보여주다가 자~ 이제 클라이막스니깐 뭐가 나올까!!? 라는 순간 갑자기 연구소로 바뀌어 버리다니...!!! 관객들을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이지...!??
덕분에 원작 내용도 읽어보고 재촬영 비화까지 모두 검색해서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면죄부가 주어지는건 아니다. 결국 최종 결과물이 이렇게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초중반이 너무나도 강렬했고 마치 <미션 임파서블>을 보는 것처럼 브래드 피트의 원맨쇼도 매우 훌륭했기에 수익은 어느정도 선방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 결과를 보니 더욱 더 안타깝다. 처음 찍었던 러시아 내용이 얼마나 막장이었으면 이렇게 바꿨을까... 라는 궁긍즘마저 생길 정도니 말이다 ;;; 잘하면 속편이 나올 거 같다던데... 음 음... 모르겠다 정말 -_ -...
덧글
이상한 나라 엘리스 제 불로그 타이틀로 쓰고 싶은데~ 담아갑니다. 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