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 출두야!! -신암행어사- [Comics] 애니/만화

신암행어사

작가 : 윤인완(원작), 양경일(그림)
기타 : 2001년 ~ 2007년, 단행본 17권


이 작품을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순간 떠오른 생각이 몇가지 있다. 감탄, 아쉬움, <베르세르크>;;

사실 이 작품은 한국만화라기보다는 한국사람이 그린 일본만화~! 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연재 자체가 일본에서 이루어졌고 국내에는 역수입된 형태로 단행본이 나왔으니... 하지만 제목부터 시작해서 캐릭터들의 이름. 중반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고전 이야기들을 다룬 것을 보면 머리가 갸우뚱 해지면서 음 이건 역시 한국만화로군!! 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도 곳곳에서 보이는 일본만화들의 냄새들이 느껴질 때는 이 만화 대체 정체성이 뭐야!! 라는 혼란스러움도 느껴지는 참 멜랑꼴리한 작품이다. 자세한 건 좀 있다가 까보기로 하고...

일단 순정만화를 제외한 한국만화를 거의 읽지 않은 상태에서 접한 이 작품의 작화능력과 구성은 정말 충격!에 가까울 정도의 감탄이었다. 작화능력도 능력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연출능력도 일본만화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랑 그림체가 비슷하네... 라는 말이 안나올 정도로 작가의 개성도 잃지 않으면서 이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라인을 제외한 작화와 연출만으로 본다면 만화천국 일본에서조차도 상위권에 들 정도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스토리 부분이 엉망이라는 말은 아니다. 초반의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캐릭터들의 자리를 잡아놓고 중반에서부터 전체적인 큰 틀인 중심 스토리가 시작이 되면서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마무리 짓는 작품의 전체 길이까지 모두 수준급이다.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도 확실하고 주요인물들의 연결고리도 잘 짜여져 있다. 예상을 하기 힘든 스토리의 흥미도 역시 수준급이며 후반부의 선vs악으로 대변되는 문수와 일행들vs아지태 무리들의 대결구도 역시 잘 버무려놓아서 큰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오~~ 이건 제대로 된 작품이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운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 수준을 끌어올려서 읽다보니 큰 구멍들이 많이 보였다고나 할까... 그 중 가장 크다고 생각되는 구멍은 두가지였다.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는 적지 않겠다. 귀찮으니깐 검색을 이용 ㅎㅎ)


그 중 한가지가 춘향이란 존재. 이 작품에서 춘향의 역할은 뭘까? 주연?조연? 남자 주연은 당연히 문수. 그렇다면 여자 주연은?? 초중반부까지는 춘향이었다. 아니 작가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비중이 크든 적든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춘향이다. 하지만 중반에서 후반부에 가서는 계월향이 여주인공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비중이 뒤바뀌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중심 인물들 자체가 문수와 아지태를 주축으로 한 과거 쥬신의 인물들이다. 미스황과 방자, 태유 같은 놈들이야 아예 조연이니 그렇다고 쳐도 이 작품의 가장 중심에서 여.주.인.공. 춘향이란 존재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없었다. 애초부터 춘향이란 존재 자체가 에러였던 거다. 그렇기에 중반부부터 시작하는 과거 쥬신의 일들부터 마지막까지 춘향이 중심에 설 기회는 존재하지 못한다. 스토리의 중심라인이 펼쳐짐에 있어서도 춘향이 여주인공이었다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줬어야 했다. 산도로써의 그녀의 존재에 대한 부분이라는 훌륭한 포장이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향은 중반부부터 여주인공의 자리에서 박탈당하고 마지막 부분에 잠시 등장해서 칼질 몇번 하고 사라지는 비운의 캐릭터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정말 너무한거 아닌가 가뜩이나 대사가 별로 없는 캐릭터인데 -_-;;

두번째로는 베르세르크의 존재. 판타지 명작 베르세르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이해가 갈 것이다. 문수와 아지태. 가츠와 그리피스.... 까놓고 말하자면 작품의 가장 큰 줄기가 되는 부분이 너무도 흡사하다!! 한쪽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복수심에 불타오르면서 상대방의 뒤를 쫓지만 압도적으로 강하지도 않고 삐딱하기만 한 주인공... 그리고 그 복수의 상대는 절대악으로 묘사되는 신급의 인물... 문수가 피를 토하며 아지태!!를 외치는 모습과 가츠가 그리피스를 외치는 모습이 내가 보기에는 같은 만화인가?? 라고 생각될 정도로 비슷해 보였다. 단지 비슷한 부분은 이 부분 뿐이지만 이 부분은 두 작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심장과도 같은 부분이니... 그 밖에도 여러 부분이 눈에 띄지만 가장 중요한 심장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얘기 끝이다.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히 판타지 장르를 그리면서 "베르세르크"를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한국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멋진 차를 만들었는데 엔진과 기본뼈대는 일본차더라~ 라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굳이 세번째로 안놓아도 되겠지만 또 하나의 아쉬움은 너무 이른 결말이었다. 사실 20권정도에서 마무리 지었더라면 더욱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서둘러서 결말을 지은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띈다. 이 모든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나 할까?  의외로 허무했던 원술의 존재...(그런 식으로 끝내려면 아예 중반에 죽여버리던가...) 그리고 앞서 말했던 여주인공으로 남기위한 춘향만의 공간...(넌 여주인공이란 말이다!!) 마지막 결전 부분에서의 듣보잡들의 향연... (흑표범 아가씨와 삼별초 중손과 자칭 천하제일검 등등의 싸움이 몇컷이나 되나) 왜 17권으로 그렇게 서둘러 끝내려고 했을까? 마지막에 가서 김이 팍 새버린 느낌이다. 그래도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아지태와의 마지막 결전 전에 춘향과의 전투씬에 많은 양을 할애해서 완전 김빠진 콜라로는 만들지 않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춘향은 중반부터는 존재 자체가 에러였기 때문에 역시나 김빠지는 마무리였음은 여전하다.


자신이 애착을 가지는 작품이기에 구멍도 더 크기 보이는 법... 여러모로 이 작품은 나에게 '아 한국만화도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구나!!'라는 감탄과 <베르세르크> 짝퉁이냐 ;;;' 라는 아쉬움을 동시에 가져다준 기분이 상당히 멜랑꼴리했던 작품이다.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구멍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의 발전가능성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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