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작을 모두 감상한 후 이 영화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참으로 난감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3부작 모두 정말 재미있게 봤다. 역대 최강의 캐릭터가 될 수도 있을법한 캡틴! 잭 스패로우 를 볼 수 있다는 것 부터 그 어떤 지루함도 크게 흠잡을 부분도 없이 정말 재밌게 본 몇안되는 영화 중의 하나다. 그런데 왜 난감하냐고...
문제는 3부작의 완결편인 '세상의 끝에서' 요놈 때문이다. 아마 단순히 '망자의함'까지에서 완결이 됐다면 이런 태클을 건 껀더기도 없을 것이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블로깅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디즈니에서 내놓은 말그대로 그냥 웃고 즐겨라~~ 라는 목적으로 만든 영화이니 그냥 웃고 즐기기만 하면 되니깐 별로 할 얘기도 없지 않았을까? ('트랜스포머'를 재밌게 봤지만 리뷰할 생각이 안난 것처럼)
좋게 말하자면 3편을 계기로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영화는 '반지의 제왕'이라든가 '스타워즈' 정도의 대작 반열에 오를 뻔(?) 했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이제부터 주절거릴 얘기들은 거의 3편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지만 그 전에 앞서 각각의 작품에 대해서 대충 끄적거려보자.
제목 :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저주- (The Curse Of The Black Pearl. 2003)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출연 : 조니 뎁, 제프리 러쉬, 올랜드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기타 : 2003-09-05 개봉 / 143분
캡틴 잭 스패로우 라는 역대 최강이 될 법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첫 작품. 사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도 모두 수준 이상의 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잭 스패로우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영화를 본 것 자체를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적으로 성공한 작품이다.
디즈니에서 단순히 놀이기구를 보고 흥미 위주로 만들었을 뿐이었는데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네임밸류와 그에 걸맞는 연기들에 더불어 짜임새 있는 구성과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스토리라인과 진보된 CG로 인해 이 작품은 말그대로 '초대박'을 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패밀리영화로써는 예상외로 너무도 잘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3편에서의 불운(?)의 싹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아쉬운 점은 올랜드 블룸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나왔던 것처럼 이질감이 들어 보였다는 부분 정도? 를 제외한다면 3부작 통틀어서 최고의 작품이라고 꼽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목 :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함- (Dead Man's Chest. 2006)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출연 : 조니 뎁, 올랜드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기타 : 2006-07-06 개봉 / 143분
자~ 여기서부터 3부작은 뭔가 에러가 나기 시작한다. 1편에서의 초대박으로 인해 디즈니는 3부작을 기획해 내고 '반지의제왕'처럼 2편과 3편을 같이 찍어 버린다. 하지만 2편과 3편이 이리도 분위기가 다를 수 있을까...?? 정말 고개가 갸우뚱 거리게 할 부분이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일단 2편은 흥행적으로만 본다면 월드와이드 3위에 랭크될 만큼 '역사적인 초대박'을 치게된다. 1,2위가 '타이타닉', '왕의귀환'인 것을 알고 있다면 이 흥행기록은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플라잉 더치맨'과 '데비존스'라는 2가지의 전설을 짬뽕해서 2,3편의 메인 스토리로 깔아놓았고 잭 스패로우의 원맨쇼였던 1편과는 다르게 윌군과 엘양이 더욱 더 성장하면서 자신의 색을 뚜렷히 밝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1:2로 붙어도 잭의 영향력에는 비교가 안되지만 ㅋㅋ) 이런 부분들과 1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오락성이 감미되었고 구성과 스토리라인은 명불허전의 1편과 비슷했으니 예고된 대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자면 2편이 3부작 중에서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1편에서는 적당한 판타지의 수위로 인해 어느정도 현실과의 동질감이 생겼다면 2편에서는 CG로 도배를 해놓은 데비존스의 등장으로 완전히 동떨어진 환상의 나라로 가버렸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너무 강해진 오락성이 흥행에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그냥 단순히 정신 사나운 장면의 연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이었다. 특히나 초반 식인종 섬과 후반 남자 셋이 벌이는 결투 에피소드는 필요이상으로 너무 길었다는 느낌.
2편까지만 봤을 때는 음~ 그냥 그런 전형적인 헐리웃 블록버스터 속편만들기에 지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만이 들었을 뿐이었다. 정말... 3편과 같이 찍은게 맞는 걸까??? (하긴 3편에서 알 수 있도록 2편에서부터 깔아놓은 복선들이 만만치 않지만 -_-;)
제목 :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끝에서- (At World Endt. 2007)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출연 : 조니 뎁, 제프리 러쉬, 올랜드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기타 : 2007-05-23 개봉 / 168분
자... 내가 이 블로깅을 하게 만든 문제의 작품이 바로 이 3편이다!!! 아마 대다수의 관객들은 모두 당황했을 것이다. 1,2편과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에 놀라고 3시간에 달하는 런닝타임에 놀라고 패밀리영화치고는 너무도 복잡한 인간관계에 놀랐을 것이다.
3편을 보고 난 후에는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디즈니와 제리브룩하이머 군단은 이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영화를 단순한 오락영화 3부작으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았다. 마치 '반지의제왕'와 '스타워즈'처럼 전설적인 대작으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1,2편은 너무도 가볍고 오락적인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인지 3편에서는 완전한 반전드라마를 써내려간다.
일단 첫번째의 변화는 선과악의 가치관이 깨져버렸다. 이부분은 해적이라는 존재에 대한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세번째 변화도 들어갈 수 있겠다. 한 예로 서로 배신하고 동료가 되고 또 배신을 하고 아무 죄의식없이 다시 동료가 되는 모습. 더군다나 1,2편에서의 바른생활 사나이 윌군, 엘양마저도 똑같이 행동을 하면서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왔다. 이 부분은 상당히 큰 충격이다. 13세이상 가 라는 마크가 가지는 의미는 확실한 권선징악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3편은 이런 권선징악의 엔진이 사라져 버렸다.
두번째 변화로는 복잡해진 이해관계를 가진다. 원래 능글맞았던 잭과 부활한 바르보사, 샤오펭, 베켓의 각자 다른 목적. 그래 여기까지는 이해가 간다. 그나마 선과 악의 축을 가지고 일단 해적이니깐... 하지만 2편에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다가 3편에 와서는 완전히 해적이 되어버린 윌군과 엘양까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는 너무나도 복잡해진다. 거기다가 데비존스와 칼립소까지 ;; 정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머리가 핑핑 돌아가게 만들정도로 복잡해진 캐비리안의 해적이라니... 적응이 되는가??
세번째 변화로는 나름대로의 작품의 메인이 되는 해적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을 한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재미적인 요소로만 다뤄왔던 해적이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기 위한 시간을 굉장히 많이 쏟는다. 이 부분이야말로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작품의 전체적인 틀을 잡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고 그냥 웃고 넘길 영화가 아니라 해적 영화에 있어서만큼은 바이블이 되어 보겠다! 라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해석이라고 볼 수 있겠다. SF 하면 '스타워즈'가 떠오르고 판타지 하면 '반지의제왕'이 떠오르듯이 해적이라고 하면 '캐리비안의 해적'이 떠오를 정도로 대작을 만들어 내겠다~ 라는 집념이 보인다고 해야할까?
결국 시도는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그 결과는 절반의 성공? 이라고 생각한다. 실패한 부분을 꼬집어 보자면 이미 1,2편에서 굳어진 작품 전체의 이미지를 갑자기 바꾸려고 하면서 기존의 특징은 그대로 담아가려고 하니 결국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전히 재미는 있다 -_-;)
잭과 윌, 엘 3명의 비중이 3편에 와서는 거의 동등해졌다. 완벽한 쓰리톱 체제가 갖추어져버린 것이다. 잭의 영향을 받아 능글맞아지고 해적이 되어버린 윌군과 여성으로써 해적왕까지 올라서게되는 엘양. 잭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1,2편에 반해 이렇게 쓰리 톱이 되어버린 3편에서는 각각의 인물에 대한 흡입도가 적어진 듯한 느낌도 든다. 더욱이 주역에 필적할 만한 조연들도 존재하니 말이다. (바르보사 같은...) 그러다보니 각각의 인물에 대한 비중은 큰데 그에 걸맞는 이벤트를 다 줄 수가 없기 때문에 허술한 부분이 너무도 많이 발견된다. 큰 역할 할 것 같았지만 썰렁했던 샤오펭... 후반부의 샤오펭과 같은 썰렁함을 보여준 칼립소... 은근슬쩍 넘어간 바르보사의 부활 사건(설명은 있지만 너무도 대충 넘어간듯한)... 썰렁했던 쉽렉만의 영주회의(그래도 해적 연맹이야기인데 머 이리 싱겁게 넘어가는지)... 등등 정말 아쉬운 헛점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그리고... 제일 아쉽게도 비중이 축소된 우리의 잭 스패로우 선장님 떄문에... ㅠ.ㅠ
그러나 역시 명성은 명성이다. 화려한 비주얼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해도 마지막 블랙펄과 더치맨의 소용돌이에서의 전투씬 하나로 모든 것이 해소된다. 비중이 적어지긴 했지만 건재한 캡틴 잭 스패로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마냥 좋음. 1,2편에서의 여러가지 복선들을 찾는 재미. 그리고 더욱더 멋진 모습의 윌군과 엘양의 슬프면서 아름다운 라스트 씬... 단지 아쉬울 뿐이지 절대 폄하될 만한 작품은 아니라는 거.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런 빈틈에도 불구하고 대작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해적영화의 바이블을 만들어 낸 것에 큰 의의를 둔다. 불안정하더라도 이런 3편이 없었다면 그저 재밌기만한 단순한 블록버스터 오락영화 이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아니 그저 단순한 오락영화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작품이었다는 것이 나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어느정도의 위험을 무릎쓰고 이런 3편을 만든 것은 아닐까?
뱀다리1. 잭과 윌, 엘의 삼각라인은 언제 은근슬쩍 사라진 거냐!!
뱀다리2. 3편까지도 잭의 원맨쇼였다면 캘비4가 나와도 인기건재할텐데 이렇게 쓰리톱으로 해놓으면 4편은 어케 감당할라고??
뱀다리3. 재밌는건 조연인 노링턴이라는 캐릭터가 변하는 것을 보면 그 작품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