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사랑한 자... -모차르트- [Book]

1791년 12월 5일, 0시 55분
모차르트가 죽었다.  - 4권 p.427

이 대목을 읽으면서 몸에 전율이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 신이 사랑한 자인 모차르트가 죽었다...

음악가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책에서 자주 눈에 띄던 유명한 음악가들. 베토벤/바흐/모차르트/슈베르트/하이든 등... 우리들에게 가장 유명한 음악가를 꼽자면 베토벤이지 않을까? '운명' '합창 '을 비롯한 수많은 유명한 교향곡들과 '월광 소나타' 같은 피아노 곡들은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음악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에게 있어 모차르트라는 음악가는 뭔가 특이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음악을 많이 들어본 적은 없지만 '천재' '신동' 이라는 말을 들은 음악가라는 점. 그리고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화 '아마데우스' 의 존재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학교 시절에 본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는 소름끼칠 정도로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들과 작품성에 의해 모차르트라는 인물과 죽음에 대한 한가지 가설을 사실인 것처럼 나에게 (혹은 영화를 본 대다수의 사람들) 정립시켜 버렸다. 모차르트는 천재였으나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기인이였으며 결국 살리에리에 의해 쓸쓸한 죽음을 당한다. 라는 영화의 줄거리이자 그의 죽음에 대한 한가지 "가설"을 말이다.

이런 나의 모든 통념을 무참히 깨어버린 것이 바로 이 소설 '모차르트'였다.

이 책에서의 모차르트는 지금까지 알려졌던 단순한 '천재'임을 부정한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찬 제바스티안 바흐 를 비롯한 여러 음악가들과 아버지의 영재교육. 그리고 미지의 상급자인 타모스에 의해 그의 잠재적인 천재성이 발전해가는 '만들어진 천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올곧은 성품과 검소하고 깔끔한 사생활. 헌신적이고 똑똑한 아내 콘스탄체와 가족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훌륭한 가장의 모습도 기존에 박혀있던 나의 모차르트에 대한 모든 생각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모차르트에 대해 가장 크게 다루고 있는 부분은 그가 프리메이슨이였다는 사실이다. 미지의 상급자인 타모스의 인도에 의해 모차르트는 프리메이슨에 가입을 하게 되고 프리메이슨의 가장 궁극적인 이상인 이집트 입문의식을 음악으로 표현을 해 나가게 되고 결국 대작 오페라 '마술피리'로 그 정점을 찍게 된다. 하지만 그 당시의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여러 군주제 국가들에서 프리메이슨이라는 단체는 그 자유로운 사상이 자칫 체제 전복을 일으킬 수 있는 우려를 낳게 되고 탄압이 이루어지게 된다. 소설에서는 그 중심적인 악역의 인물로 요제프 안톤과 그의 심복 가이트란트를 내세워 프리메이슨 단과 모차르트에 대한 탄압을 그려내게 되고 결국 모차르트는 독살을 당한 것이라는 새로운 가설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다.

저자 크리스티앙 자크가 거진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모차르트의 족적을 밟아 나가서 얻은 자료를 토대로 삼았기 때문에 실제로 가장 신빙성을 가지고 있는 독살설.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이였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확인이 된 사실이고 프리메이슨 가입 전과 가입 후의 음악적인 방향이 크게 달랐다는 점. 그리고 그 당시 유럽의 정세가 프랑스 대혁명 전후로 불안정한 군주제였다는 점. 영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프리메이슨에 대한 탄압이 실제로 이루어졌고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 일부 프리메이슨들이 만든 나라가 미국이라는 역사적 사실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런 시기에 태어난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에 입문해서 '돈조바니'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라는 지극히도 프리메이슨적인 대작 오페라들과 여타 음악들을 만들어냈다는 부분을 유럽 모든 국가들의 양대 권력자였던 군주 및 교회에 큰 자극 ('마술피리'에서 모차르트는 지금까지 눌려왔던 여성이라는 존재를 남성과 동등한 위치까지 끌어올린 사상을 지금까지와는 달리 당당하게 보여주게 된다) 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라도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가 독살을 당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게 보이지 않는다. 그만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음악가의 죽음에 사체를 조사하지도 않고 교회에서의 종부성사도 하지 않았으며 서둘러 매장시켜버린 점도 이 가설에 큰 힘을 실어준다.

저자는 이 가설을 토대로 자신이 모아놓은 사실적인 근거를 내세우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마치 소설이라기 보다는 xx월 xx일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의 족적을 하나하나 밟아나가는 전개를 가지면서 모차르트라는 인물과 프리메이슨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큰 틀로 잡는다. 정말 놀랄만큼 모차르트를 사실적으로 그려냈으며 그 어떤 흔들림과 치우침 없이 묵묵히 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모차르트의 죽음을 표현할 때도 그 어떤 미사여구도 붙이지 않고 -1791년 12월 5일, 0시 55분
모차르트가 죽었다- 라는 짤막한 한 줄로 독자들에게 모차르트가 죽었다는 '사실'을 전달해주기만 한다.

개인적으로 '위대했던 음악가...'  '천재였던 천재 음악가...' 같은 일반 소설같은 미사여구가 붙었더라면 이런 전율이 흐르지 못했으리라 생각된다. 전체적인 내용도 타모스/모차르트 와 요제프안톤 의 쫓고 쫓기는 부분을 정말 긴박감넘치고 지극히 소설적 (마치 다빈치 코드처럼) 이게 쓸 수 있을만 했지만 저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모차르트가 결국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읽으면서 마음을 졸이거나 가슴이 아프지 않고 담담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 단락을 읽으면서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마치 나는 이런 사실만을 알려줄 뿐이다... 그의 죽음에 대한 감정은 모두다 읽는 독자의 몫이다. 라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지는 듯 했다고나 할까?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면 저자가 강력하게 믿고 있는 부분인 오페라에서 프리메이슨적 메시지를 찾아서 훌륭히 적용시켰다는 점이다. 오페라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저자가 해석한 프리메이슨적 메시지를 대입시키는 부분은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로 흥미롭게 느껴진다. 각각의 오페라 분석자료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정도라고 보일 정도이니 저자가 얼마나 모차르트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살리에리의 대한 비중을 철저히 배제한 부분도 눈에 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역할까지 한 살리에리였지만 책에서는 단순히 모차르트를 시기하는 권력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결국 '마술피리'를 이르러 모차르트를 인정하게 되면서 살리에리의 존재는 뭍혀지게 된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설에 있어 살리에리는 큰 관여를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혹은 영화 '아마데우스'가 끼친 저자로써는 사실이 아닌 통념들을 깨기 위해 일부러 등장시켰을 수도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를 비롯한 몯든 이들에게 살리에리라는 이름은 모차르트를 죽음에 몰아넣은 크나큰 인물이니 말이다.


모차르트는 죽었다. 하지만 타모스의 말처럼 모차르트의 빛은 꺼지지 않았다. 지금에 이르러서 그 어떤 음악가도 모차르트처럼 그의 생활과 사상이 재확대 되거나 그의 작품에 대해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모차르트는 신비한 존재였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할 가치가 있는 인물일 것이다. 

이제는 기회가 된다면 그가 만든 수많은 음악들과 4편의 오페라들을 꼭 감상하고 싶다. 아니 감상할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서 책의 뒷면의 문구를 보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은 모차르트를 우리에게 보내주었다가 우리가 그를 감당하지 못했기에 다시 데려간 것은 아닐까.....
by SHIVA | 2007/05/06 22:31 | 서적/미디어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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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8/01/28 23:12

제목 : 크리스티앙 자크의 '모차르트'
1. 요약하자면 고대 신비의 전수자인 이집트사람 타모스와 신성로마제국 체제의 수호자 안톤 요제프 페르겐 백작이 모차르트를 사이에 놓고 아웅다웅하는 암투를 그리는 세기의 대하 삽질 음악 판타지 되시겠다. (모차르트가 중심인물이긴 한데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모자라서 애매;;;) '람세스'를 위시한 일련의 이집트 사극 시리즈와 '프리메이슨'같은 유럽 비밀결사에 대한 저작을 함께 써 온 저자의 경력을 볼작시면 언젠가는 이런게 나오지 않을까 ......more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7/05/08 22:12
모차르트가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었군요.
음악에 문외한이라 그냥 이름만 알고 있는 정도입니다.
Commented by SHIVA at 2007/05/11 00:23
영원제타 // 저도 책 읽기 전에는 몰랐더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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