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2년만에 내 곁으로 돌아왔다. 그 어떠한 홍보도 하지 않았지만 티켓이 발매된지 일주일이 안되서 모두 매진이 되어버린 파괴력을 가진 그녀. (나도 결국 웃돈 주고 구했음 ;;)
2년전의 그녀를 봤을 때는 여느 때처럼 사랑의 아픔을 겪고 난 후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모두 짜내어 노래를 부르던 그녀의 모습은 마치 노래로 그 아픔을 외적으로 발산하려는 상처입은 아이의 모습 같았다. 이소라는 그런 가수다. 감정을 노래에 담아 부른다는 것.
물론 우리들도 부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후에 그 사람이 떠오르는 노래를 부를 때 자신은 모르겠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소라는 가수다.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항상 그런 감정이 실린 노래를 부를 수가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이소라는 가능하다. 왜냐... 그녀는 자신이 그런 경험을 한 후에야 앨범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데뷔한지 12년이 지난 지금 앨범이 고작 6장 뿐이다. 그리고 그 6장의 앨범에 실린 모든 곡들은 이소라 그 자체를 의미한다. 어떤 노래를 부를 때마다 자신의 마음 속에 담겨져있는 추억과 아픔. 기쁨이 떠오르기 때문에 항상 감정이 실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이소라가 이번에는 변했다. 겉모습이 워낙 파격적으로 바뀌어서 눈치 못챌뻔 했지만 느낌이 변했다. (머리모양은... 리아 데뷔때라고 생각하라..;;;;) 노래를 부를 때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여전했지만 예전의 상처입은 듯한 처절한 느낌은 사라져버렸다. 이소라의 상처가 가장 컸었던 것으로 기억될 때 나온 앨범의 노래라고 생각되는 '제발' 이라는 노래... 난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듣다보면 항상 몸에 소름이 돋는다. 이소라의 아픔이 그대로 나에게 넘어져오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이소라는 이 노래를 부른 후 꺼진 조명 아래에서 항상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몸을 관통하는 소름은 여전했지만 왠지 아픔을 넘어서서 극복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슬픈 노래를 부르는 이소라의 모습이 더욱 더 성숙해 보였다. (나이가 이제 40인데 성숙이란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
밝아졌다. 콘서트의 2/3를 차지하던 슬픈 노래들은 절반으로 줄어있었고 '금지된', '블루스카이', '이제그만' 식의 처절한 감정을 들어내는 곡은 부르지도 않았다. 그 대신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관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같이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했다. 예전의 그 어색한 미소(이소 속 어딘가에 슬픔이 보여지는) 는 온데간데 없고 정말 즐거워서 짓는 미소만이 그녀의 얼굴에 가득했다. 이소라는... 그렇게 변해있었다. 단 한가지. 노래를 부를 때의 카리스마 넘치는 감정 이입을 빼고 말이다. (가수니깐 당연한 것... 이겠지??)
솔직히 적응이 힘들었다. 단란한 소극장 콘서트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그녀의 얼굴 주름이 변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이질감을 느낄 수 있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녀는 그녀. 나의 영원한 우상. 이소라이기 때문이니까... 머리를 짧게 깍은 그녀의 밝은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어렴풋이 느끼던 어떤 명제에 대해 이제는 알 것 같다. 이쁘다 와 아름답다의 차이를... 가슴으로 와닿는 그녀의 느낌은 정말 아름다웠다.
감상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ㅎ 오늘 정말 깜짝 놀랐다. 이소라를 제외하고 정말 좋아하는 가수였지만 한동안 보지 못해서 잊혀질뻔 했던 그녀가 등장한 것이다!
그녀는 바로 양파!!!
!!!!!!!!! 정말 놀랐다. 앨범 나온다고 뉴스에서만 봤는데 실제로 보게 되다니... '애송이의 사랑' 과 '아디오' 를 열창하는 그녀는 확실히 여러면에서 성숙해져 있었다. 가창력은 여전하고 외모도 제법... (어흠흠;;) 정말 최고의 게스트였다.
29일 오늘의 공연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2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소라와 6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양파를 같이 보게 된 날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소라는 더욱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내 눈앞에 다가왔다. 가을에 발매되.....길 원한다는 이소라의 말처럼 7집 앨범. 성숙해진 모습으로 부르는 노래들이 너무도 기다려진다.
2년이란 긴 시간에도 마음 속에서 일말의 잊혀짐이 없이 존재했던 이소라... 기다림 끝에 나에게 돌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소라 언니 ^^ (왠지 언니라는 호칭이 편한 이 느낌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