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살인의 추억 [Movie]


제목 :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2003)
감독 : 봉준호
출연 :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박해일
기타 : 2003-04-25 개봉 / 132분

이 영화를 처음 접했던 장소는 비디오 방이었다 ;; 그냥 영화 하나 틀어놓고 자려고 했었는데 마지막에는 허리를 90도로 꼿꼿히 세운 채로 스탭진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는 내 모습. 지금까지 한국영화를 그다지 많이 봤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접했던 한국 영화 중에 최고를 뽑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살인의 추억'을 선택할 정도로 느껴질만한 영화였다.

1986년 경기도 화성에서 일어난 실제 연쇄 살인 사건. 이 사건이 일어난 시골에서 육감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고전적인 시골형사인 박두만(송강호)과 형사답게 자료와 증거를 중심으로 수사를 하는 방식의 현대적인 형사인 서태윤(김상경)이 범인을 추적한다.

이제 국민배우라고 불리우는 송강호... 그의 연기는 이제 연기가 아닌 것 같다. 동화되었다고 할까? 시골 우직한 형사 박두만이 송강호인지 송강호가 박두만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배우들과의 불협화음이 나올만도 하다. 하지만 그의 파트너 김상경 역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투톱 영화에서 이리도 완벽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영화가 지금껏 있었을까? 비록 김상경이 인지도나 무게감에서 떨어지는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도 있지만 같은 수준인 최민식/설경구/한석규 등을 데려다 놓았다면 더욱 어색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완벽한 조합이다.

조연들 역시 너무도 자연스럽다. 향숙아~의 백광호(박노식)... 심증은 100%지만 물증이 없는 용의자 박현규(박해일)... 특히 박해일은 신인임에도 투톱 명배우들의 명성에 주눅들지 않고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도 반반하니 걸출한 신인배우 한 명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서로 대립이 될 수밖에 없지만 결국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지는 육감에 의한 수사와 자료에 의한 수사는 자칫 딱딱하고 굳어버릴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범죄스릴러 물에서 +코미디가 자연스럽게 융화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부분은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더 큰 긴장감을 조성해줄 수 있기때문에 사람들에게 더욱 더 깊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상 스릴러 적인 분위기에서 나오는 충격적이고 감성을 울리는 장면이 나오는 텔미썸씽 과 비교해보자. 항상 고조된 분위기에서 나오는 극적인 장면(하일라이트)과 인상적일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나오는 극적인 장면. 당연히 후자쪽이 훨씬 뇌리에 남지 않을까? 물론 송강호라는 걸출한 배우 덕분에 가능해질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화제의 사건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이렇게 탄탄하게 영화화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스토리 라인은 큰 굴곡 없이 흘러가지만 흥미를 이끌 모든 요소들을 필히 가지고 있다. 장르는 범죄 스릴러 이지만 영화가 관객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수많은 명장면들이 있었기에 완성도가 높다는 말을 듣게 되고 흥행도 성공했던 것이다.

명대사 명장면이 많았다는말인 즉 관객의 감정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장면이 많았다는 말이다. 몇장면을 뽑아보자면

1. 비오는 날 피해 여성을 덮치는 장면 : 왠만한 공포/스릴러 영화 못지않은 화면구성과 긴박감을 보여준다.

2. 백광호가 죽는 장면 / 여중생 사체 검시 장면 : 백광호가 죽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쓰릴정도의 안타까움... 그리고 여중생 시체 장면에서는 나조차도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픔과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한다.

3. 유력한 용의자 박현규를 놓아주는 장면 : 물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놓아줘야 하는 모습... 뭔지 모를 아픔이 밀려온다.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재수사를 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바램...

개인적으로 최고의 명장면을 뽑자면

4. 마지막 두만과 어린아이의 대화 장면 :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 장면이다. 범인이 다녀갔고... 자신은 아직도 그 지독한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확인했을때 송강호의 모습... 그리고 결국 범인을 못잡은 것에 대한 사실과 교차가 되면서 관객들 역시 분노와 패배감이 섞인 오묘한 감정상태에 돌입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된다. 실제 사건이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2편 따위는 없다. 하지만 결코 찝찝함이 남아있지 않는다. 그만큼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서 그런 것일지도??

개인적으로는 왜 이 영화가 고작?? 500만의 관객밖에 끌어들이지 못했는가 의문이 든다. 뭐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은 조용한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리없이 강하다. 모 광고의 카피가 이처럼 잘 맞는 영화도 없을 것이다. '올드보이'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친구'... 모두 충격을 주는 장면들이 즐비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시나브로 조요조용 하면서도 결코 떨어지지는 않는 구조와 장면들.

더이상의 찬사는 필요없다. 지금까지의 최고 영화는 바로 '살인의 추억' 이다.

 

2005.09.09 17:24 싸이월드 게시물 이동/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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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VA | 2006/12/25 18:25 | 영화/드라마 | 트랙백(1)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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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at 2006/12/25 20:02

제목 : 살인의 추억 - 범인 없는 걸작 토종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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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Shivaism's Blog .. at 2008/03/1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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