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주는 행복?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Movie]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 2006)

감독 :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 이바나 바쿠에로(오필리아) , 더그 존스(판)
기타 : 2006-11-30 개봉 / 113분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난 후 드는 첫번째 생각은 -정말 다양한 얘기들을 꾹꾹 눌러담은 진국같은 영화구나- 였다.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그 어떤 한컷도 버릴 컷이 없는 그런 영화... 정말 오랫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스페인 내전과 오필리아의 판타지 세계... 영화는 이렇게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두가지 소재를 큰 축으로 삼으면서도 정말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어냈다. 파시즘으로 대표되는 스페인 내전에 휘말리게 되는 소녀 오필리아가 겪게 되는 동화책 같은 판타지... 어찌보면 동전의 양면처럼 현실이라는 커다란 한 축이 존재했기에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과는 다른 방식의 판타지가 더욱 큰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성인전용 판타지라고나 할까?

이런 매력의 가장 큰 부분은 길예르모 감독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 연출 역량이 가장 컸다. 어린아이가 경험하는 동화적인 판타지 세상이 어찌보면 스릴러처럼 느껴질정도로 무섭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뭐랄까... 마치 <사일런트 힐> 같은 크리쳐물 같이 기괴한 느낌을 가지면서도 어린아이가 느끼는 동화 판타지라는 큰 줄기는 잃어버리지 않는 절묘한 균형 때문에 이런 독특하고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현실과 무섭도록 잘 녹아든 판의 존재와 마법의 분필로 열리는 판타지 세계.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흔히들 판타지물... 이라고 하면 완전히 재창조된 화려하고 압도적인 영상으로 대표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의 판타지는 침대 밑이나 큰 나무와 같이 우리 주변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라는 새로운 개념이라고나 할까? 그렇기에 더욱더 돋보이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판타지가 영화 내부에서 뒤섞이면서 이루어지는 혼란을 감독은 열린 결말..처럼 모든 걸 정리해버린다. 오필리아가 환상을 보게 되었다고 믿는 '현실' 와 오필리아가 겪은 일들이 모두 실제라고 믿는 '판타지' 두 가지 모두일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그 두가지 결말 모두 바라보는 지향점은 같다. 바로 '믿음의 힘' 이랄까? 오필리아 겪는 일들이 그 두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지로 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결국 마지막에 행복해지는 건 죽은 오필리아 뿐이기 때문이다. 엔딩 장면에서는 죽게된 독재군부 대령은 물론이고 오랜 시간동안 독재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유를 누리게 된 레지스탕스들 또한 (오필리아의 죽음 때문인지) 크게 즐거워하지 않는다. 환상이든 실제든 그걸 믿으면서 죽은 오필리아만이 행복해진 결말이다. 얼핏 보면 환상인지 사실인지 관객들이 선택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 어떤 선택도 의미가 없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지 않았고 판타지를 믿은자만이 행복졌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주변을 보면 부와 권력 모두를 가졌음에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것도 없지만 행복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한 상황이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은 행복하지만 아닌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지 못하다. 오필리아는 사실이든 환상이든 자신이 지하왕국의 공주라는 사실을 믿었고 결국 그 믿음으로 인해 행복을 얻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총 맞아 죽은 불쌍한 어린아이지만 그 아이 스스로는 행복한 세상으로 떠났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참 여러모로 정말 훌륭한 영화였다. 정말 다양한 장르들을 집어넣고도 이렇게 훌륭한 맛을 내는 요리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앞으로도 판타지 = 블록버스터 라는 단순한 개념을 허물어뜨리는 이런 영화들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이름을 주의깊게 머리에 새기게 된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기 때문에 더욱 더 뇌리에 깊이 남을 것 같다.



뱀다리.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소개될 때는 참 ㅂㅁ같이 소개되었다는게 참... 이건 완전 19금 성인용인데 말이다 -_-a

뱀다리2. 3가지 미션을 수행하는건 RPG를 보는 것 같았음. 특히나 2번째 괴물은 완전 사일런트 힐의 크리쳐 느낌이랄까 ㅎㅎ 귀여우면서 무서운 크리쳐!!

블랙스완, 7광구, 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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