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메이즈러너- [Movie]

메이즈 러너 (The Maze Runner, 2014)

감독 : 웨스 볼
출연 : 딜런 오브라이언(토마스), 카야 스코델라리오(트리사), 토마스 생스터(뉴트), 이기홍(민호)
기타 : 2014-09-18 개봉 / 113분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대충 보니 <쏘우> 나 <큐브> 랑 비슷한 유형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원작을 가진 영화들의 한계

알고보니 꽤나 유명한 3부작으로 이루어진 원작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보통 이런 원작을 기반으로한 작품들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원작을 읽은 관객과 읽지 않은 관객 모두를 만족시켜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라는 부분이랄까? 뭐... 피터 잭슨이 <반지의제왕> 을 만들면서 감독판과 일반판으로 모두를 만족시켜 최고의 명성을 얻었듯이 그렇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그건 정말 특별 케이스이고 보통은 한정된 러닝타임안에 둘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니 보통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본인은 원작을 읽지 않았기에 후자의 입장에서 감상을 했기 때문에 전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검색을 통하여 대강의 내용을 알게 되었지만 그 부분은 차지하고서라도 후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이 작품은 절반의 성공을 했다고 평하고 싶다.


잘만든 저예산 하이틴 블록버스터

<쏘우> 나 <큐브> 의 아류작으로 생각했지만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등장인물들 자체가 소년들이란 설정 때문에 젊은 신인 배우들을 많이 기용한 것 때문에 캐스팅비용이 적게 들어서인지 저예산 치고는 꽤나 볼만한 장면들이 많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메이즈의 모습과 정체불명의 괴물 그리버의 모습들은 꽤나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잘만들어졌다. 스토리 전개를 보면 불필요한 내용 없이 잘짜여진 퍼즐 같은 느낌이라 불필요한 CG 낭비를 하지 않았기에 저예산으로 이정도의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본다.

긴장감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구성도 상당히 훌륭하다. 너무 볼거리에만 치중한 작품들의 단점인 <불필요한 긴장감 높은 장면들의 나열> 이 이 작품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딱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요소만 배치한 너무나도 깔끔한 잘차려진 아침밥상 같다고나 할까?


냉정한 사회에 미리 던져진 아이들

러닝타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군더더기가 없기 때문에 이 작품은 꽤나 생각할꺼리들을 많이 던져준다. 기억이 지워진채 글래이드에 올라오게된 아이들은 공동체 생활을 할 수록 어른들이 만든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다. 리더의 지휘 아래 규정이 생기고 규정을 어기면 벌을 받는 일반적인 사회가 만들어진다. 그러던중 이 사회에 균열을 일으키는 존재인 토마스와 트리사가 올라오면서 기존 사회를 지키려는 자와 변화하려는 자들로 나뉘면서 분열이 일어나게 되는 모습은 우리네 어른들이 만든 사회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다.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지는 전개들을 보면서 과연 이런 분열과 반목이 인간들이 발전해나가는 과정 중의 하나인지 인간이 가지는 사회성의 한계인지 한번쯤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메이즈란 공간을 넓혀서 생각해보면 현재의 우리 사회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일부 권력자들이 이끌어가는 현 사회는 서바이벌로 생각해볼 수 있는 메이드와 글래이드란 공간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 그들의 생각과 손가락 움직임 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이 풍족해질수도 굶주릴수도 죽을 수도 있는 세상. 이런 냉혹한 공간에 떨어진 아이들. 흔히 아이들은 꿈과 희망으로 상징되는데 일부 어른들에 의해 이런 아이들마저 규범과 통제를 받고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자니 참 안타까우면서 잔인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왜 하필 아이들일까?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각자 보는 관객들에게 넘기겠다.


떡밥일까 헛점일까

그리고 원작을 소재로 한 만큼 상당히 많은 떡밥을 간직하고 있다. 근데 사실 떡밥과 영화적 헛점은 한끗차이인지라 원작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떡밥일수도 있고 아는 사람에게는 헛점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ㅎㅎ 끝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토마스와 트리사의 존재. 사실 여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트리사는 기억을 되찾는 혈청?을 가지고 온 것 외에는 극중 아무런 역할도 없다는건 크나큰 에러라고 보이고 그 혈청 2개를 왜 준건지에 대한 부분도 나오지 않았다. 극한 상황에서 뇌를 연구한다고는 하는데 자연적인 역경이 아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가뜩이나 인구도 별로 없을텐데) 그리버란 괴물은 왜 만들어놨는지도 의문이고 마지막에 갤리가 어떡해 그 장소까지 왔는지에 대한 의문도 풀리지 않는다. 척의 죽음은 너무나도 클리세적이었고...

물론 원작을 나중에 알아봤을때 의문점이 상당수 풀리기는 했지만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이 보기에 어리둥절한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라서 완성도를 꽤나 많이 깍아먹었다. 그리고 제목이 메이즈 러너인데 정작 메이즈에서의 러닝타임은 너무나도 짧아서 영화적으로 상당히 아쉬웠다. 하지만 2시간이 안되는 러닝타임에 모두를 만족시킬수는 없었을테니 이 정도까지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기대와 불안감

원작은 3부작으로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데쓰큐어> 로 이어진다고 한다. 벌써 속편 제작결정까지 난 상태니 속편이 나온다는 점은 1편에서의 떡밥해소와 꽤나 잘만들어진 또 하나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상당히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에 비해 불안한 점도 많이 느껴지는데 상업 영화로써 메이즈에 대한 의미부여를 너무나도 크게 잡았기 때문에 이미 어느정도 메이즈와 그 배경에 대한 것들이 까발려진 지금 다른 쪽으로 비중을 옮기는 것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크다. 과연 속편이 다른 메이즈가 등장한다면 식상해 질 것이고 메이즈가 아닌 다른 환경이라면 1편과의 연결고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커야 할텐데 말이다.


여튼 결론적으로 원작을 모르는 상태에서 봤을 때도 꽤나 완성도 있는 작품이었고 재밌었다. 속편은 좀 많은 제작비가 투자되서 넉넉한 러닝타임으로 둘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뱀다리. 별 존재감 없는 트리사였지만 3년동안 혈기왕성한 어린 남자들만 득실거렸던 곳에 여자 한명이 왔는데 다들 너무나도 이성적이라는 점이... 현실성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다나 뭐라나 -0-;;;

뱀다리2. 한국인 캐릭터 민호는 뭔가 참 반가웠고 꽃미남 뉴트를 비롯해 캐스팅을 상당히 잘 한 것 같다는 느낌

비긴 어게인, 트랜스포머 : 사라진시대,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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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다크월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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